Episode 0. 취준생에서 직장인으로

2023. 6. 7. 13:06취뽀를 향해서/취준일기(완)

Episode 0   |   취준생에서 직장인으로

 

 

 

누구나 인생을 살아가며 반드시 경험한다는 취업 준비 기간을 끝마쳤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을 수 있는 6개월간의 취준 기간을 돌이켜보면 아픔과 행복 그리고 불안이 공존한 시기였다. 가능성을 바라보며 많은 기업에 입사 원서를 던지고 면접을 준비하며 희망찬 순간도 있지만 이따금씩 돌아오는 탈락 소식에 아파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가장 큰 어려움은 역시 불안이었다. 취준 기간이 가장 힘든 이유는 미래의 불확실성 때문일 것이다. 기약 없는 취업에 대한 기다림, 모든 전형 과정에서 알 수 없는 합격가능성과 같은 취업의 불안함은 끝이 없는 터널과도 유사한 모습으로 느껴진다.

 

이제 막 그 터널을 탈출해 인생의 2막을 시작하려는 현재, 어둠에서 힘들어할 누군가에게 조금의 희망이 될 수 있겠다면 좋은 생각에 취준 일기를 작성해보려 한다. 카테고리 이름이 취준일기(완)이라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결말은 이미 정해진 상태이다. 그러기에, 내 과거의 기억을 더듬어가며 전반적인 취업 과정을 복기하고 그 과정에서 느꼈던 점과 감정 등을 공유할 것이다. 이 글을 보는 모두가 원하는 결과를 얻기를 바라며 글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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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취업을 준비하기 위해서

 

취업을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을 처음 한 시기는 지금으로부터 2년 전 21년 1월이다. 이제 막 4학년이 되었던 터라 취업의 압박을 본격적으로 느낀 시기기도 했다. 학과 생활을 열심히 하지 않았기 때문에 눈앞에 놓인 장애물에 대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다. 그 결과 독서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 보기로 했다. 비록 학과 선배에게 1:1 컨설팅 혹은 직무에 대한 설명을 들으며 쉽게 갈 수는 없겠지만 이미 취업을 경험한 혹은 취업 전형을 주도하던 사람들의 글을 통해 인사이트를 얻고자 했다.

 

플랫폼은 밀리의 서재를 활용했다. 그 당시 전자책 시장은 확장이 이뤄지던 시기였기 때문에 시장 우위를 점하기 위한 다양한 서적들이 경쟁적으로 들어오던 상황이었다. 취준을 준비하며 반드시 획득해야 된다고 생각했었던 자격증과 나의 자본을 고려했을 때 책에 많은 비용을 투자하기 어려운 것은 분명한 사실이었다. 그리고 상대적으로 현재에 비해 시간이 여유로워 많은 시간을 독서에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져갈 수 있었다. 

 

계획을 세운 뒤 1개월 간 약 10권 가까이 취업 관련 서적을 읽었다. 각기 다른 사람이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서술한 내용을 정리했다. 사람마다 겪어온 것이 다른만큼 상이한 부분도 있었다. 이런 부분은 개인적인 편차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공통된 부분에 집중했다. 그 결과 취업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경험"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취업 시장이 자신을 Sales 하는 것이라 정의되기도 하는데, 결국 이를 위해서는 차별적인 경험이 필요할 것이라 생각되었다. 그리고 이는 내가 취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주요하게 작용했다.

 

채용 전형을 경험하며 마케팅적으로 나를 판매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기반이 되는 철학을 쌓아가는 것이 더욱 크게 작용한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내가 취업한 자동차업계만 바라보더라도, 차량의 구매는 브랜드의 역사 즉 Heritage에 기반한다. 최근들어 아무리 중국차가 품질을 따라잡고 우월하다는 평이 나와도 중국을 제외한 해외 시장에서 큰 힘을 쓰지 못하는 것에서 알 수 있듯 상품을 완성하는 것은 기능이 아닌 철학이다.

 

취업을 준비함에 있어 스펙을 쌓고 경험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이유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 직무적인 고민뿐만 아니라 일과 직장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자신만의 가치관을 완성하는 것이 타 지원자와의 차별화를 가져오는 데 분명한 이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누군가 나에게 취업에 대한 조언을 구한다면 바쁘더라도 일과 직업, 지원하는 산업의 의미를 고민하는 데 조금 더 많은 시간을 사용하며 자신만의 Heritage를 완성해 나가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 조언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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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어떤 기업을 선택해야 할까?

 

취업에 있어서 어떤 것이 기준이 되야 할까? 아마 대부분의 정답은 돈 혹은 워라밸로 정의될 것이라 생각한다. 물론 나에게 있어 이런 기준도 중요 평가기준으로 작용했지만 기업을 선택하는 데 있어 가장 큰 기준은 바로 "재미"였다. 앞으로 입사 후 하루 8시간씩 최소 10~30년의 시간을 직장에서 보내야 한다는 것을 고려했을 때 외부적 조건만을 바라보는 것이 항상 옳은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산업 별 사이클이 다르고 그에 따른 처우가 언제나 변동한다는 것을 고려할 때 내가 입사한 회사가 최고의 조건을 가지고 있더라도, 미래까지 그럴 수 있다는 확신을 다지기에는 불명확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나는 내가 일을 하며 느낄 수 있는 "재미"에 초점을 맞췄다. 개인적인 성향에 대한 고민을 이어갔다. 나는 이전에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분야에 참여해 세상을 변화시키는데 즐거움을 느낀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 고민 이후 나의 역량을 활용할 수 있는 연결고리를 찾았다. 취업 시장에서 내가 가지고 있는 전공이라는 background를 살리고 싶었다. 그래서 해당 배경을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는 자동차, 로봇, 항공 산업을 Tier1으로 가전, 모바일, 서비스 산업등을 Tier2로 설정했고 해당 산업에 집중하기로 결정했다.

 

현대자동차의 2020 CEO Invenstor Day 화면
UAM, PBV로 대표되는 모빌리티 시대 미래 전략 방향성을 제시한 현대자동차의 2020 CEO Investor day

 

이후 목표 기업을 설정할 차례였다. 혹시 기억나시는지 모르겠지만, 21년은 주식 시장이 한창 뜨겁게 달아오르던 시기였다. 나도 조금씩 모아 온 용돈을 주식 시장에 투자해야겠다는 마음에 국내 여타기업의 홍보 자료를 찾아보았었다. 그때 우연히 발견한 것이 바로 현대자동차의 2020 CEO Investor Day였다. 해당 강연을 통해 자동차 산업이 내가 알고 있던 과거의 운송수단에서 미래의 서비스로 나아간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모두가 주목하지 않던 "이동하는 시간"에 초점을 맞추며 인간의 편의를 위해 끊임없는 노력을 강조한 강연을 보며 가슴이 뛰고 있는 것을 느꼈다.

 

현대자동차의 미래 주식 방향성을 파악하기 위해 본 발표였지만, 이는 나의 꿈을 결정짓게 되는 계기로 작용했다. 현대자동차그룹에 참여해 미래 모빌리티 혁신을 주도하고 세상의 이동 편의성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싶어졌다. 특히 영업직으로 일하시는 아버지께서 하루 많은 시간을 이동해 사용해온 만큼, 주위 소중한 사람들의 편의를 높이는 데 나의 힘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좋은 포인트였다. 결국 이를 통해 나는 현대자동차라는 취업 목표를 설정할 수 있었다. 그리고 현대자동차에서 함께 할 수 있는 역량과 경험들을 키워나가기 위한 전략을 설정하기 시작했다.

 

 

 

 

- Episode 0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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