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isode 2. 공대생에게 의미 있는 대외활동은 없는 걸까?

2023. 6. 9. 00:55취뽀를 향해서/취준일기(완)

Episode 2   |   공대생에게 의미 있는 대외활동은 없는 걸까?

 

 

 

저번 포스팅에서 서술했듯 나에게 있어 부족한 것은 외부 경험이라는 것이 확실했다. 내가 기업의 면접관이더라도 학교 밖에서 다양한 인사이트를 얻은 다른 지원자들도 많은데 학교 안에서 주어진 과제만 수행한 사람을 뽑을 이유가 전혀 없어 보였다. 그러기에 링커리어를 활용해 공모전, 대외활동에 참여해 학교에서 할 수 없는 다양한 경험을 쌓고자 했다.

 

마음은 먹었지만 막상 두려움이 앞섰다. 4학년 1학기, 졸업과제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시점에서 나의 시간적 여유가 충분할지에 대한 고민을 했다. 물론 지금처럼 대면 수업이 진행되지 않아 공간적인 제약을 극복할 수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타이트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둘째, 솔직히 겁이 났다. 특히 공모전의 경우 나보다 뛰어난 역량을 가진 지원자들이 맞붙는 자리이기에, 내가 그들에 비해 더 나은 부분이 있을지에 대해 의심이 들었다. 그러기에, 아무 경험도 없는 학생 입장에서 가장 쉽게 참여할 수 있는 대외활동에 초점을 맞췄다.

 

대외활동 사이트를 주기적으로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대부분의 활동이 홍보, 마케팅을 담당하는 '서포터즈'에 치우친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상품 혹은 서비스를 홍보하고 세상에 널리 알린다는 것 자체는 충분히 의미 있고 재밌는 활동이다. 하지만 공대생인 나에게 전공과의 연관성을 생각한다면 향후 취업 활동을 하면서도 이를 활용할 여지가 없을 것이라 판단되었다. 따라서 나는 많은 대외활동 분야 중에서 '교육' 분야에 집중했다. 1 달이라는 기간 동안 원하는 교육을 찾을 수 없어 조금 초조했지만, 3월 말 드디어 내가 원하는 교육을 찾고 대외활동이라는 세상에 첫 발을 내딛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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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전기차 배터리 공정실무 참여

 

인재양성HR연구소에서 진행하는 전기차 배터리 공정실무 과정 / 사진 출처 : 링커리어 내 홍보자료

 

나의 첫 대외활동은 바로 인재양성 HR연구소에서 진행하는 전기차 배터리 공정실무 1기였다. 비록 내가 원하는 자동차 관련 교육은 아니었지만, 몇 년간의 자료를 찾아봐도 차량에 완전히 집중한 교육 과정은 별로 없었기 때문에 배터리에 대한 지식을 확보하고자 했다. 해당 교육과정에 참여하게 된 배경과 이유를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목적 : 미래 모빌리티 시장의 핵심 부품으로 떠오른 전기차 리튬이온 배터리에 대한 기초 지식 습득

목표 : 리튬-이온 배터리의 작동 원리 학습, 기초적인 전자전기 이론의 습득, 배터리 산업의 Value Chain에 대한 이해

이유 : -a) BEV System을 구성하는 핵심 요소인 배터리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산업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역량 확보

           -b) 기계공학이라는 전공과 배터리의 전기전자 지식을 함께 융합함으로써 취업 과정에서 나의 상품성을 높이기 위함

           -c) 구매 직군 지원 시 배터리 산업의 Value Chain과 제품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직무 전문성 어필

 

그리고 마침내 4월 전기차 배터리 공정실무 과정을 통해 첫 대외활동을 시작했다. 대외활동은 크게 산업을 분석하는 방법, 배터리의 원리와 구성요소, 배터리의 생산 공정과 그 특성에 따른 주요 결함 등의 주제를 다루고 있었다. 기계공학, 화학공학, 전자/전기공학을 전공한 학생들이 대다수를 차지했기 때문에 교육의 주제 역시 공학적인 분위기로 흘러갔다.

 

강의가 가장 맘에 들었던 점은 LG에너지솔루션, SK온 출신의 현직자들이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고, 산업 현장에서 발생한 일들에 대해 거리낌 없이 들려준다는 것이었다. 강의 마지막에는 현직자분들의 산업 이슈에 대한 현안을 공유하는 자리가 있었는데, 내가 참여했을 당시에는 배터리의 음극재 소재 주제의 담론이 진행되었다. 더욱이 강의를 마무리한 시점에서 참여자 모두에게 전 과정을 더욱 자세히 풀어낸 책을 배송해 주는 만큼 주기적인 복습을 진행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작용했다.

 

요즘도 해당 과정이 진행되는지 모르겠지만 2차전지 분야가 관련 직무 역량을 쌓기 힘든 만큼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의 공정 및 품질 직무에 관심 있는 사람들은 해당 과정을 신청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2박 3일이라는 짧은 시간 진행된 교육이었지만, 대외활동을 시도하는 것에 대한 부담을 줄일 수 있었고 이를 통해 지속적인 도전을 이어나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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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네이버 블로그를 시작하다

 

자동차 산업에 관련된 교육이 없다고 상품에 대한 교육을 소홀히 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자동차 관련 지식을 개인적으로 학습하고 주 단위 이슈를 파악하기로 결정했으며 이를 네이버 블로그라는 플랫폼에 정리하기로 결정했다. 네이버 블로그라는 플랫폼을 이용한 이유는 크게 2가지였다. 첫째, 대외활동을 수행하는 많은 대학생들이 네이버 블로그를 주요 플랫폼으로 활용했기 때문이다. 둘째, 글을 작성한 이후 반응을 가장 쉽게 확인할 수 있는 플랫폼이 바로 네이버였기 때문이다.

 

비록 서포터즈와 같은 활동에 큰 매력을 느끼지 않았지만, 향후 자동차 관련 서포터즈 혹은 홍보단 활동이 진행될 경우 이에 참여할 의사가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네이버 블로그를 통해 미리 자동차에 대한 열정을 보임으로써 긍정적인 인상을 획득하고자 했다. 그리고 네이버가 국내에서 가장 많은 사용자가 이용하는 플랫폼인만큼, 빠른 반응과 콘텐츠의 확산을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이를 통해 포스팅을 할 수 있는 원동력을 얻음으로써 활동의 지속성을 높이고자 했다.

 

첫 시작은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 전공 관련 포스팅으로 시작했다. 당장 자동차에 대해 아는 것이 없었기 때문에 지식을 확보할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이후 자동차 산업과 관련된 기업 분석, 모빌리티라는 산업 시장에 대한 동향을 주제로 블로그 포스팅을 작성해나갔다. 주 단위 기사 트래킹으로 ADAS, 전동화, 산업 공급망 등의 넓은 관점에서 자동차라는 산업을 분석해나갔다. 신사업 분석 역시 진행했다. UAM, 로보틱스 관련 기업 및 레포트 분석을 통해 모빌리티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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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 과정에 있어 블로그가 가지고 있는 힘은 상상보다 크다는 것을 공유하려 한다. 자기소개서 내용 혹은 상황에 따라 이력서에 노력을 첨부할 수 없지만 관심 산업을 블로그에 정리하는 것은 큰 도움이 된다. 나는 1년 동안 약 300개의 포스팅을 작성했다. 활동 결과 자동차에 대해 하나도 모르던 나는 그래도 차량 기술에 대해 남에게 어느 정도 설명할 수 있는 수준까지 올라올 수 있었다.

 

부족함을 매꾸기 위해 논문과 해외 원서를 뒤적이기도 했다. 내가 어떤 지식을 남들에게 공유함에 있어 잘못된 내용이 있으면 안된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이 경험은 훗날 인턴업무 그리고 공모전에서 산업을 분석하기 위한 자료 수집 과정에 활용할 수 있었다. 자랑은 아니지만, 네이버 스마트블럭 혹은 상단에 몇 개의 포스팅이 걸리기도 했다. 무엇보다도 해당 기간동안 자동차 산업에 대한 나만의 관점을 세웠기에, 올해 취업을 준비함에 있어서도 산업 이슈 분석에 큰 시간을 들이지 않을 수 있었다.

 

요즘 잦은 이직으로 인해 기업 면접에서 로열티와 책임감의 가치가 높아진다고 한다. 이력서에 첨부할 수 없지만 블로그를 통해 과거부터 꾸준한 관심을 가지고 활동한 것과 이를 통해 산업에 대한 자신만의 관점을 완성한 것은 분명 채용 과정에서 면접관의 이목을 끌기에 적합한 소재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만약 특정 산업을 타겟으로 선정한 지원자라면 블로그를 적극 이용할 것을 권장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제목 "공대생에게 의미 있는 대외 활동은 없는걸까?" 에 대한 대답으로 글을 마무리하려 한다. 질문에 대한 내 대답은 바로 "직무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대외활동은 분명한 도움이 된다" 이다. 직무적으로 같지 않지만 산업에 대한 로열티 그리고 열정, 그 과정에서의 협업과 같이 대외활동은 학업에서 경험할 수 없는 요소들로 가득차있다. 그래서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공대생이라도 대외활동에 참여해보기를 추천드린다.

 

 

 

 

- Episode 2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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