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9. 29. 10:45ㆍMobility +/Industry
디지털 기술을 바탕으로 발전하고 있는 자동차 생산 기술 동향
자동차 산업은 전통적인 제조업이라 분류됩니다. 내연기관의 경우 20,000개에서 30,000개의 부품이 사용되며 단일 기업이 이를 모두 담당할 수 없기 때문에 산업 밸류체인을 구성해 제품을 생산하게 되죠. 그렇기 때문에 고용 창출 인구가 많은 산업으로 여겨져 국가의 기반 산업이라 불리기도 하고, 노동이 많이 필요한 산업으로 여겨지기도 했습니다. 최근 이런 산업 트렌드에 변화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디지털 기술과 로봇 등의 4차 산업혁명을 맞아 태동한 기술들이 공장에 적용되기 시작되며 시간 당 생산량을 높이는 것은 물론 품질관리, 재고관리 등의 생산 전반에 있어 큰 영향을 끼치게 된 것이죠. 이번 포스팅에서는 최근 자동차 기업에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생산혁신 사례를 다뤄보며, 산업의 최신 트렌드를 파악해보도록 하겠습니다.
1. 메르세데스-벤츠 Digital first 생산 방식을 위한 AI 및 데이터 처리 플랫폼을 적용
최근 메르세데스-벤츠는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공장의 생산 혁신을 언급하는 보도 자료를 공개했습니다. 벤츠에서는 이를 MMA(메르세데스 모듈러 아키텍처 / Mercedes Modular Architecture)이라 명시하고 있었는데요. MMA 기법이 적용된 메르세데스-벤츠의 라슈타트 공장은 기존 라인에서 조립 중단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했다고 해요. 새로운 생산 기법을 적용함에 있어 직접 실험하는 것이 아닌 디지털에서 사전 시뮬레이션하고 문제점을 파악하고 개선함으로서 라인 Stop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런 수혜를 받은 모델이 바로 벤츠의 A Class, B Class, GLE, EQA의 4차종으로 생산성을 높이는데 도움이 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자동차 기업이 생산에 대한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혼자서 이런 독자적인 시스템을 개발하는 것은 힘들었을 것입니다. 따라서 협업이 진행되었고, 바로 벤츠의 디지털 트윈(DT) 플랫폼 구축에 큰 기여를 한 기업이 바로 엔비디아(NVIDIA) 입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디지털트윈을 위해 NVIDIA의 Omniverse 플랫폼을 사용했다고 하는데, 놀라운 점은 직원을 위한 휴게실, 탈의실과 통로, 화재 예방과 같이 디테일한 설정을 사용자 입장에서 가정할 수 있었다는거에요. 즉 벤츠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정밀도 높은 생산 방식을 구현할 수 있었던 것은 NVIDIA의 이런 기술력이 큰 힘을 발휘했다고 볼 수 있겠네요. 그리고 시뮬레이션 기반이기 때문에 조립에 걸리는 속도를 더 빠르게 확인할 수 있고, 현실적으로 발생 가능한 잠재적 문제를 파악하는 역량을 갖출 수 있었다고 하네요
인공지능과 클라우드 기반 데이트 수집 역시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합니다. 차량의 도장 공정과 보호 레이어를 적용하는 공정에서 AI가 PLC 대신 제어를 담당함으로서 에너지를 절감하고 품질을 높일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MBUX 에 적용된 ChatGPT를 공장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해서 프로세스 최적화는 물론 결함을 빠르게 식별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하네요. 사실 이 부분은 기업에 맞게 로컬라이징 된 사례라고 생각되는데 쉽사리 예상이 가지 않네요. 여기에 더해 MB.OS를 기반으로 소프트웨어를 클라우드에 업데이트 함으로써 10배 빠른 업데이트를 지원하고, 전 세계에 동일한 프로세스를 배포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합니다. 즉, 이를 통해 이전에 Omniverse 플랫폼 기반의 생산효율화가 전 공장에 적용될 수 있다는 것을 뜻하며 실시간 데이터 연동으로 차량의 품질을 확인하고 장애를 예측함으로서 생산 효율화를 높인 것이라 볼 수 있겠습니다. 벤츠가 NVIDIA와 자율주행 관련 협업만 진행하는 줄 알았는데, 이런 생산과 관련된 영역으로 협업 범위를 넓히면서 UPH를 올리고 품질을 향상시키려고 한 것이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2. BMW Group, SAP과 NVIDIA와의 협업을 통해 생산 효율성 증대
BMW 역시 NVIDIA와의 협업을 진행했다는 것을 올해 3월 보도자료에서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Mercedes-Benz와 마찬가지로 NVIDIA Omniverse 플랫폼을 활용했다고 합니다. 헝가리에 있는 데브리첸(Debrecen) 공장에 새로운 신기술이 적용될 iFactory를 2025년까지 건설하고, 이를 통해 새로운 그룹의 BEV 비전 모델인 노이어클라세(Neue Klasse)를 생산할 예정이라고 하죠. 벤츠와 같이 NVIDIA의 플랫폼을 활용해 실시간으로 물류, 제조와 같은 전 관점에서 효율성을 높일 수 있었다고 하죠. BMW는 이를 "미래의 자동차 생산을 위한 마스터플랜"으로 정의하며 이런 변화를 지속적으로 가상할 것이라는 언급을 했습니다. 궁극적으로 그룹뿐만 아니라 협력사까지 넓은 범위에서 디지털화를 구현함으로서 생산 과정에서 오류를 최소화하고 품질을 높이겠다는 것이죠.
NVIDIA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ERP 전문 기업 SAP 과의 협업 역시 눈여겨볼만한 보도 자료라고 생각됩니다. BMW Group 산하 브랜드인 MINI의 옥스포드 공장에서 SAP S/4 HANA를 업계 최초로 적용함으로서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하죠. 많은 협업이 필요한 작업인만큼 두 그룹에서 총 1,000명 이상의 담당자가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엇으며, 이를 통해 공장의 지원과 직원 배치, 제품의 품질과 프로세스 확인, 재무&비용 데이터의 검증과 같은 다양한 요소에서 효율화를 얻을 수 있게 되었다고 하죠.
BMW의 보도 자료를 보면서 산업이 발전할수록 새로운 형태의 협업이 발생할 수 밖에 없음을 알게 된 것 같아요. 물론 기업에서 자체적인 역량을 갖춰 플랫폼에 종속되지 않는 것이 가장 좋은 방향이지만, 한정된 자원과 인력이라는 단점에 시달릴 수 밖에 없는 것이죠. 시장이 여유가 있는 상황이라면 충분한 투자가 가능하지만 현재 시장이 매우 불확실하고 혼돈의 시기에 있는만큼 Mercedes-Benz와 BMW는 강점인 제조 기술력을 활용하고, 외부 IT 기업과의 협업을 바탕으로 장점을 얻겠다는 전략을 활용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3. 자동차 기업들이 급격한 생산 변화를 맞이하는 근본적인 원인, 테슬라
자동차 기업들이 급격하게 디지털 기술을 생산에 도입하는 이유로 또 테슬라를 말할 수 밖에 없을 것 같아요. 자율주행의 기술력과 다양한 혁신을 가지고 있는 기업이기도 하지만, 최근 몇년간 자동차 기술과 산업의 급격한 변화는 테슬라로부터 시작되었다고 봐도 무방하거든요. 테슬라의 기가팩토리는 전 세계 최초로 무인화를 시도한 공장이기도 하지만 최소화된 차종과 효율화된 생산 방식으로 엄청난 케파를 감당할 수 있는 공장이기도 하거든요. 이는 테슬라가 자동차를 생산하는 데 있어 압도적인 마진률을 자랑할 수 있는 기반으로 작용하고 있기도 하죠.
테슬라는 SDF(Software Defined Factory)라는 개념을 최초로 도입한 기업이라고 합니다. 자동차산업에 종사하시는 분들이라면 SDV(Software Defined Vehicle)이라는 비슷한 용어를 접한만큼 익숙하시리라 생각되는데요. SDF란 공장의 자동화 수준을 높이고 데이터 분석과 AI를 적용해 공장의 생산량을 늘리겠다는 전략이죠. 이를 위해 로봇과 사람의 작업을 구분하고 가장 효율적인 동선을 계산함으로서 공장의 성능을 지속적으로 개선하는 것은 물론 예방정비를 통해 다운타임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여기에 더해 층별 생산을 도입해 중력에너지를 활용해 에너지 활용성을 최소화하기도 하고, 기가프레스를 통해 전체를 통째로 찍어내면서 생산 속도를 올리기도 했죠.
다른 기업 역시 이런 생산방식에 감명을 받았다고 합니다. 기존 자동차산업의 강자인 도요타와 폭스바겐 역시 기가프레스 기반의 생산을 도입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죠. 그리고 이번에 현대자동차에서 노-사 협상 과정 중 하이퍼캐스팅 기반의 주조 방식 도입이 논의되며, 국내에도 이런 첨단 생산 시설이 도입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현대자동차가 기대되는 이유는 보스턴 다이나믹스의 로보틱스 기술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점차 무인화가 높아질수록 제어 성능이 갖춰진 섬세한 로봇이 요구될 것이라 생각되는데, 보스턴다이나믹스 로봇은 이미 뛰어난 제어 기술로 인정받은 제품들이 많기 때문이죠. 향후 아틀라스와 같은 로봇이 생산 현장에 적용된다면 맨파워를 아끼면서도 현장의 안전을 챙길 수 있는 혁신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지능화되고 있는 자동차의 생산 공정에 대해 다뤄보았는데요
디지털과 IT 기술이 단순 자율주행과 같은 자동차와 고객의 접점에만 영향을 끼치는 것이 아닌
생산과 데이터 활용 등 넓은 범위에서 적용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다음 포스팅에서도 자동차 관련 다양한 소식을 전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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