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isode 9. 초심자의 행운은 오래가지 않는다

2023. 6. 20. 02:58취뽀를 향해서/취준일기(완)

Episode 9   |   초심자의 행운은 오래가지 않는다

 

 

 

초심자의 행운이라는 단어가 있다. 주식이나 도박과 같은 불확실성이 가득한 곳에서 이를 처음 접한 사람이 전문가보다 더 나은 성과를 낼 때 나오는 말이다. 나는 첫 공모전 시도에서 정말 말도 안 되는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4개의 공모전에 도전해 2개의 수상을 일궈냈으며 각각 1등과 3등이라는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다. 또한 2개의 수상 모두 인터넷 기사에서 찾아볼 수 있을 만큼, 오랜만에 다시금 부모님의 자랑거리가 될 수 있다는 사실에 만족스러워했다. 앞으로 어떤 도전을 하더라도 모두 우수한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것만 같았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나의 자만심에 불과했다. 인터넷에서 더닝-크루거 효과를 찾아보면 우매함의 봉우리와 절망의 계곡, 깨달음의 비탈길이라는 용어가 나온다. 어쩌면 이때의 2개의 수상 기록은 내 우매함의 봉우리의 절정이었다고 생각한다. 노력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공모전이 어려운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각 활동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였음에도 불구하고 결과는 따라오지 않는 고통의 나날을 경험했다.

 

 

 

1. 2022 헥사곤 대학(원)생 시뮬레이션 경진대회

 

내가 22년 처음으로 도전한 공모전은 헥사곤의 시뮬레이션 경진대회였다. 해당 대회를 참여했던 이유는 내가 전공하고 있는 학문인 기계과와 가장 연관이 높은 공모전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국방로봇 경진대회를 수행하며 나름대로 설계 역량을 쌓았다고 생각했으며 학부 과정에서 Ansys를 활용한 해석도 진행해 본 만큼 나름대로 승산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때 당시 PBV에서 주목받았던 인휠모터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전기차 인휠모터의 성능 최적화를 위한 유성기어 감속기의 설계를 주제로 선정했다.

 

2022 헥사곤 대학(원)생 시뮬레이션 경진대회에서 MSC Nastran을 활용한 정해석 수행 결과 전표
2022 헥사곤 대학(원)생 시뮬레이션 경진대회에서 MSC Nastran을 활용한 정해석 수행 결과 전표

 

공모전에서 패착은 내 수준에 적합하지 않은 너무 어려운 주제를 선정했다는 것에 있었다. 주제가 어려웠던 첫 번째 이유로는 고려해야 할 변수가 지나치게 많았다는 것이었다. 인휠모터의 성능을 결정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고려 사항이 필요했다. 모두가 알다시피 BEV 플랫폼에서 가장 많은 무게를 담당하고 있는 것은 바로 배터리이다. 전기차의 인휠모터라는 구성 부품을 고려했을 때 몇 명의 승객을 태우면서 어느 정도의 성능을 만족시키는지라는 요소를 결정지을 때 비로소 인휠모터의 스펙을 결정할 수 있었다. 물론 여기에 언급하지 않은 타이어의 하중 적재량, 주행에 영향을 끼치는 공기저항계수와 같은 외부 요인이 있었기 때문에 이를 추리는데 너무 많은 시간을 사용했다.

 

부족한 Adams 활용 역량으로 인해 조악한 시뮬레이션을 구현할 수 밖에 없었다
부족한 Adams 활용 역량으로 인해 조악한 시뮬레이션을 구현할 수 밖에 없었다

 

둘째, 내가 Adams를 활용할 역량이 부족했다. 어떻게 이런 외부 요소를 규정짓고 유성기어 해석을 진행했는데 결과가 내 마음대로 나오지 않았다. 원래대로라면 Autodesk Invenotor을 활용한 유성기어 설계 CAD를 ADAMS로 넘기고 이를 해석하려 했지만 잘 이뤄지지 않았다. 그래서 Adams에서 자체적으로 제공하는 Tool을 활용해 유성기어 구조를 설계하고 시뮬레이션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나름대로 기구학적인 조건을 고려해 Excel로 점수를 부여, 최적 설계를 주장했지만 이는 너무 어림없는 내용이었다. 주최 측의 기대와도 한참 떨어진 결과였을 것이다. 그리고 이 공모전은 예상처럼 탈락하게 되었다.

 

 

반응형

 

 

2. 광융합 기술 아이디어 공모전

 

22년 두 번째로 도전한 공모전은 바로 광융합 기술 아이디어 공모전이었다. 모빌리티라는 단어와 이질적이라는 생각이 들 수 있지만, 가능한 모든 공모전에서 모빌리티와 엮을 수 있는 아이디어를 제시하고자 했다. 나는 해당 공모전에서 광융합 제품 디자인 아이디어 부문에 참여했다. 그리고 다기능 LED 번호 표시판이라는 제품을 기획하고 미래 자율주행 및 공유경제 시대에 긍정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을 세웠다.

 

미국에서 디스플레이 번호판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리바이벌(Revier)
미국에서 디스플레이 번호판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리바이벌(Revier) / 사진 출처 : 리바이벌 공식 홍보 Youtube

 

시장분석을 통해 미국의 디스플레이 번호판 스타트업인 리바이벌(Reviver)의 사례를 확인할 수 있었다. 2019년 미국에서는 LED 디스플레이 번호판에 대한 허가가 이뤄졌고 이에 맞춰 리바이벌이 등장하게 되었다. 리바이벌은 전자잉크를 활용해 차량의 도난 여부나 통행금 지불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제한했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LED 번호판을 통한 다양한 표시가 기술적으로 가능함을 알 수 있었고 이를 활용한 제품 역시 개발가능할 것이라는 예상을 하게 되었다.

 

LED 번호판을 활용해 자율주행 활용성을 높이거나 운전자 및 탑승객의 안전도를 높이고자 함
LED 번호판을 활용해 자율주행 활용성을 높이거나 운전자 및 탑승객의 안전도를 높이고자 함

 

리바이벌과 같이 정보를 표현하는 것에서 넘어서 자율주행에서의 활용도를 높이고자 했다. 그리고 이를 위한 세부 기능으로 2가지 요소를 제시했다. 첫째, LED 디스플레이의 색깔 표현이 용이하다는 점을 이용, 번호판의 색깔을 변경해 줌으로써 자율주행을 구현하기 힘든 로터리 환경에서 차량의 출차 정보를 시스템이 손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활용 가치를 내세웠다. 둘째, 운전의 안전성을 높이는 용도로의 활용을 제시했다. LED 디스플레이를 활용한 홀로그램으로 사고 시 설치하는 경광등을 대체하거나 생체 센서와의 연계를 통해 탑승자의 심장마비와 같은 비상상황에서 외부 운전자가 이를 인지하고 대처하는데 LED 번호판을 활용하고자 했다.

 

공모전 과정에서 개인화 및 공유경제에 초점을 맞춘 LED 번호판 활용 방식을 제시했다.
공모전 과정에서 개인화 및 공유경제에 초점을 맞춘 LED 번호판 활용 방식을 제시했다.

 

개인화와 공유경제라는 고객 관점에서의 접근 역시 함께 제시했다. 차량의 번호판을 고객의 개성을 드러내는 용도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물론 주행 중에는 그런 일이 발생하면 안되기에, 차량의 첫 시동을 거는 순간 설정한 웰컴 메시지를 나타냄으로써 고객과의 상호작용을 증가시키는 것을 목표했다. 이때 텍스트뿐만 아니라 각종 이모지를 포함해 다양한 감정표현이 가능하게 만들고자 했다. 번호판을 활용해 차량 번호를 마음대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B2B 용도로 활용하고자 했다. 쏘카와 같은 공유경제 모델에서 차량 파손 발생을 일으킨 고객을 찾는 것이 번거로울 것이라 생각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해당 고객이 차량을 보유하고 있을 경우 자동으로 번호를 바꿔줌으로써 파손 시점을 빠르게 추적할 수 있다는 기대 효과를 제시했다. 여기에 더해 대리운전 혹은 부업으로 택시 혹은 Uber 기사를 할 경우 자차의 번호판을 자동으로 변경시켜 주어 프라이버시를 지킬 수 있다는 장점을 언급하기도 했다.

 

물론 해당 대회 역시 탈락의 고배를 마실 수밖에 없었다. 아이디어를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활용가치를 둘째 치더라도 현실성이 너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었다. 기술을 개발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존재하는 만큼 이런 복잡한 기능들을 추가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거기에 더해 자율주행 기술에 이를 활용한다 하더라도 LED 번호판을 도입하는데 따른 사회적 비용의 상승은 물론이고, 이를 도입한다 하더라도 실효성이 있다는 것을 입증하기 어렵기에 모자란 아이디어일 수밖에 없었던 것 같다.

 

 

반응형

 

 

3. 2022 TYM Future Cup - 트랙터 디자인 공모전

 

2022 TYM Future Cup 제출을 위해 기획한 트랙터 모델 ARMADA
2022 TYM Future Cup 제출을 위해 기획한 트랙터 모델 ARMADA

 

22년 상반기에 제일 힘을 많이 기울인 공모전은 바로 TYM 트랙터 디자인 공모전이었다. 트랙터라는 요소가 어떻게 보면 노동 목적을 더한 이송수단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또한 내가 직접 디자인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이를 표현하는 과정이 재미있었기 때문이다. Blender나 3DMax와 같은 프로그램을 활용할 자신이 없었기 때문에 어김없이 나에게 제일 익숙한 설계 플랫폼인 Autodesk Inventor를 활용해 디자인 아이디어 콘셉트를 기획했다. 트랙터를 디자인하는 데에는 약 1달 정도의 기간이 소요되었다. 개별 바퀴부터 내부 인포테인먼트 화면, 기타 기능들까지 모두를 표현해야 했기 때문에 내 생각보다 지체되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그리고 아이디어를 머릿속으로 상상하는 것은 쉽지만 이를 이미지로 표현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낄 수 있었다.

 

Autodesk Inventor를 활용해 제출한 컨셉 트랙터 Armada
Autodesk Inventor를 활용해 제출한 컨셉 트랙터 Armada

 

트랙터의 콘셉트는 남들과 유사하게 "소"의 이미지를 형상화했다. 우리가 과거부터 농경을 함에 있어 소의 힘을 많이 빌었을 뿐만 아니라 강인한 육체의 형상이 "힘"을 표현하기에 적합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자유와 모험이라는 이미지를 함께 섞고 싶었다. 그래서 트랙터를 제어하는 조종석을 범선의 이미지를 차용하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디자인을 전공한 학생들이 많이 참여할 것이라 예상했고 나만의 차별점을 극대화하고자 했다. 그래서 조금 공학적인 요소를 더해 미래 트랙터를 제시하더라도 다양한 기능을 설계하고 제시하는 것을 목표했다.

 

인휠모터, 360도 회전 조종석, 리니어 액추에이터를 활용한 차폭 조정으로 작업 효율성을 높이고자 했다
인휠모터, 360도 회전 조종석, 리니어 액추에이터를 활용한 차폭 조정으로 작업 효율성을 높이고자 했다

 

기능적인 측면에서는 3가지 자유를 부여하고자 했다. 첫째 내가 그때 당시 꽂혔던 인휠모터 구조를 활용해 좁은 공간에서도 쉽게 선회가 가능하도록 했다. 둘째, 만약 회전 여유 공간이 여의치 않을 경우 이를 대비해 조종석 역시 360도 회전가능하도록 했다. 그래서 작업 진행 중 후방을 확인해야 할 경우 조종석을 회전하는 것으로 편의성을 높이고자 했다. 마지막으로 리니어 액추에이터를 통해 차폭을 조절가능하도록 했다. 그래서 사용자의 목적에 맞게 2,100~2,500mm까지 이를 조정함으로써 원하는 작업에 맞게 커스터마이즈 할 수 있다는 장점을 제시했다.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기구 탑재의 예시, 각각 로더/롤러/4 DOF 로봇팔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기구 탑재의 예시, 각각 로더/롤러/4 DOF 로봇팔

 

트랙터의 작업 활용성을 높이기 위한 사례도 함께 제시했다. 전면의 연결부에 다양한 기구 장치를 연결함으로써 로더 및 롤러의 역할을 대신하는 활용 방안을 제시했다. 그리고 트랙터 후면에는 4 자유도의 로봇팔을 배치했고 이를 활용해 트랙터의 정밀 작업이 가능해지는 것이 긍정적임을 어필했다. 특히 로봇팔을 활용할 경우 그리퍼의 변경만으로 작업 대응에 대한 유연성을 높일 수 있는 만큼 작업의 자동화 수준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 주장했다.

 

트랙터 컨셉모형 Armada의 내부 인포테인먼트 및 제어 패널의 구성

 

만들다 보니 재미가 붙어서 트랙터의 내부 모습까지 함께 구상해 보았다. 인포테인먼트를 통해 작업자의 지루함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고자 했다. AI 비서를 활용해 농작물의 수확상태를 확인하는 것은 물론 자동으로 Report를 작업 중 보여줌으로써 농업 계획의 정밀도를 높이는데 기여하는 방안을 고안해 보았다. 여기에 더해 고객의 사용 편의성을 높이는 무선충전패드와 기본 기능을 수행하기 위한 각종 릴레이 스위치를 배치했다. 대회 결과는 탈락이었다. 나름대로 잘 만들었다고 생각했지만 수상작을 보니 내 작품이 미적인 요소가 부족하다는 것을 느꼈다. 그래도 나름대로 설계툴을 활용해 이것저것 만들던 과정이 재미있었던 공모전이기에 후회는 없었다.

 

 

반응형

 

 

4. 2022년 국립공원 탐방서비스 아이디어 공모전

 

거듭된 탈락에 지칠 법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상에 대한 욕심은 나를 꾸준한 도전으로 내몰았다. 그러던 와중 22년 3월 국립공원 탐방서비스 아이디어 공모전을 발견하고 이에 참가하게 되었다. 전공과 전혀 다른 영역, 모빌리티와 전혀 상관없는 주제였지만 수상만 하면 된다는 마음가짐으로 접했던 공모전이었기에 맘에 드는 서비스를 기획할 수 없어 전전긍긍했다. 그런 와중 게임화라는 요소에서 번쩍하는 느낌을 받게 되었고, 게임화 요소를 추가한 메타-국립공원이라는 아이디어를 탐방서비스 아이디어로 제시하게 되었다.

 

Quest-Reward 메커니즘을 이용한 국립공원 탐방서비스 예시
Quest-Reward 메커니즘을 이용한 국립공원 탐방서비스 예시

 

총 4가지의 게임화 요소를 활용했다. 가장 먼저 적용한 것은 학습에서도 많이 사용되는 Quest-Reward Mechanism이었다. 이를 활용해 고객에게 미션을 주고 이를 해결하면 보상을 주는 방식으로 여행의 흥미를 높이는 것을 목표했다. 예를 들어 GPS 정보를 바탕으로 특정 장소 근처에 도달했을 경우 퀴즈를 제시해 해당 구역에 대해 고객이 더욱 자세히 알아가거나, 혹은 탐방객에게 쓰레기를 줍는 미션을 직접적으로 제시함으로써 환경 보호에 이바지한다는 보람을 느끼게 하는 것을 목표했다. 다만 이는 고객의 안전에 위해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웨어러블 기기와 연동해 탐방객이 안전한 장소에서만 작동해야 한다는 제약조건도 함께 명시했다.

 

국립공원 이용객 증대를 위한 경쟁 요소의 활용 방안
국립공원 이용객 증대를 위한 경쟁 요소의 활용 방안

 

도전 욕구를 높이기 위한 경쟁을 자극하는 방법도 함께 고려했다. 국립공원 홈페이지를 통해 탐방 코스를 찾아본 결과 각기 다른 난이도를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각 코스에서 느껴질 수 있는 경험이 다르기에 같은 장소라도 고객의 다수 방문을 유도하는 것이 필요해보였다. 그래서 기존 쉬움/보통/어려움으로 나뉘던 등반 코스를 쉬움/보통/어려움/매우 어려움/전문가의 5단계로 세분화하고 난이도 별 포인트를 차등적으로 지금함으로써 이용객의 도전 욕구를 고취시키고자 했다. 그리고 수집한 포인트를 통해 랭크를 표시하고 뱃지를 구매할 수 있도록 하거나 한정판 텀블러/에코백과 같은 굿즈를 제공함으로써 참여율을 높이고자 했다. 여담이지만 랭크 시스템을 기획할 때 익숙한 브론즈-실버-골드가 아닌 깃대종을 랭크로 표현함으로써 우리나라의 자생 동물에 대한 친숙함을 높이는 효과 역시 함께 가져가는 것을 목표했다.

 

국립공원 이용 과정에서 사용자와 시스템, 사용자와 사용자 간 상호작용 빈도를 높이고자 노력했다
국립공원 이용 과정에서 사용자와 시스템, 사용자와 사용자 간 상호작용 빈도를 높일 수 있는 서비스 제시를 위해 노력했다.

 

마지막으로 국립공원을 이용하는 고객이 다른 사람들과 상호작용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고자 했다. 실제 아이디어 구현 과정에서는 이를 개인과 개인, 개인과 시스템이라는 2가지 상호작용으로 구분했었다. 때때로 여행에서 만난 낯선 사람이 추억이 되듯 근처 GPS 신호를 통해 동행자를 찾을 수 있는 기능을 포함하고자 했다. 그리고 만약 이런 만남이 이뤄졌을 경우 특정 기간 이후 팝업 알림을 제공해 그 때의 추억을 다시금 떠올리도록 하는 기능을 추가하게 되었다. 또한 커뮤니티 기능을 활용해 특정 코스에 대한 난이도를 물어보거나 후기를 작성해 처음 방문하는 사람이더라도 손쉽게 여행을 준비할 수 있는 것을 목표했다. 여기에 더해 MBTI를 패러디 한 NPTI(National Park + MBTI)를 제시함으로써 고객의 여행 스타일에 맞는 국립공원을 추천해주는 아이디어 역시 함께 기획했다.

 

해당 대회 역시 아쉽지만 탈락할 수 밖에 없었다. 당선작을 확인해보면 실용적인 아이디어 혹은 국립공원에 직접 포토존 혹은 조형물을 설치함으로써 방문객의 증대를 노리고자 함을 주최측이 목표했음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내가 제시한 아이디어는 어플리케이션 개발 및 서버 부담 비용, 개발 기간 등에서 문제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선정되지 않았을 것이라 판단할 수 있었다. 물론 어떤 서비스를 통째로 기획해 본다는 것이 재미있었고, 해당 직무에 잠깐이나마 관심을 가지는 계기로 작용하기도 했다. 하지만 거듭된 공모전 탈락은 조금씩 나의 자존심을 갉아나갔다. 이대로 있어서는 안되기에, 나는 실패의 슬럼프를 극복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를 시도하게 되었다.

 

 

반응형

 

 

- Episode 9 끝 -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