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isode 10. 자격증이라는 취업 필요조건

2023. 6. 22. 06:51취뽀를 향해서/취준일기(완)

Episode 10   |   자격증이라는 취업 필요조건

 

 

 

바로 전 포스팅에서 설명했듯 계속되는 공모전 실패는 서서히 나의 성공가능성에 대한 의심을 갖게 만들었다. 그리고 점점 커져가는 실패의 슬럼프를 극복할 필요성을 느꼈다. 이를 위해서 가장 좋은 방법은 또 다른 공모전에 도전해 성과를 다시 만들어내는 것이었다. 하지만 3월 즈음부터 모빌리티 관련 공모전을 잘 찾아볼 수 없었고, 혹여나 해당 내용이 있더라도 특정 지역에 대해서만 참가가 가능하다는 제한이 있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이런 환경 속에서 지속적인 도전을 이어나가는 것은 힘들어 보였다. 물론 다른 분야, 다른 주제의 공모전에 지속적으로 도전한다면 언젠가 성과를 낼 수는 있겠다만, 비효율성이 높아질 것이라 판단했다. 그래서 내가 눈을 돌린 분야는 자격증이었다. 취업을 한 지금까지 자격증이 취업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뭐라도 할 것이 필요했기 때문에 이를 준비하게 되었다.

 

 

 

1. 일반기계기사 실기 재도전

 

2022년 6월 17일 다시 취득한 일반기계기사 자격증
2022년 6월 17일 다시 취득한 일반기계기사 자격증 / Qnet 캡처

 

기계과라는 배경으로 인해 다시 준비하게 된 자격증은 바로 일반기계기사 자격이었다. 솔직히 말하면 자격증이 꼭 필요해서 땄다고 보기는 어렵고 남들 다 따는 자격증을 한 번 미끄러져서 떨어진 것이 화가 나서 다시 공부한 것이 더 컸다. 21년 상반기 필기를 합격하고 실기를 진행한 결과 내 예측보다 낮은 필답형 점수로 인해 점수 미달로 자격을 취득할 수 없었다. 그다음부터는 많은 시험자수로 인해 시험을 예약하지 못하거나 공모전을 진행하며 시간이 없었기에 22년 3월까지 재시험을 미룰 수밖에 없었다.

 

내가 불합격할 당시 필답형 점수가 20점 후반대, 작업형 점수가 30점 초반대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집에서 평상시 필답형 문제를 풀었을 때 40점 정도의 배점이 나왔던 것에 비해 처참한 결과를 얻은 것이다. 이는 나에게 문제가 있음을 의미했다. 떨어진 과정에서 문제점을 고민한 결과 내가 잘못된 방법으로 공부를 했음을 깨달았다.

 

바로 내가 기계부품의 공식을 이해하는 것이 아닌 암기하는 방향으로 학습을 진행했다는 것이었다. 내가 평상시 무언가를 잘 암기하지 못하고 외운 내용에 대해서도 자주 혼동한다는 단점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릇된 방법으로 공부를 한 것이다. 이런 이유로 실제  시험장에서 문제를 풀면서도 암기한 공식과 유사한 공식들에 대해 혼동을 해 잘못된 풀이를 하거나 혹은 공식이 기억나지 않아 문제를 풀지 못하는 문제를 경험했다는 것을 원인 분석을 통해 유추할 수 있었다. 바로 다음 시험에는 이런 과정을 되풀이하지 않는 것이 중요했다. 따라서 전공책을 다시 펼쳐 공식의 유도 과정에 대해 끈질기게 학습하고 공식을 암기하는 것이 아닌 이해하며 문제를 해결하는 전략을 채용했다.

 

작업형에 대한 폭넓은 대비도 필요했다. 과거 작업형 수행 당시 동력전달장치가 설계 과정이 더 편리했기 때문에 이에 집중한 학습을 하곤 했다. 하지만 실제 대회에서는 치공구가 나와 당황했고, 문제를 여유롭게 작성할 수 없었던 기억이 있었다. 따라서 치공구 분야를 보다 집중적으로 공부하는 방식을 활용해보기로 했다. 그리고 부족한 부분의 경우 인터넷 강의가 아닌 유튜브를 활용해 보완했다.

 

블로그를 통해 웜기어 공식을 대략적으로 가시화 한 모습
블로그를 활용해 공식 개념을 재정립했다.

 

준비를 마친 이후 다시 시험을 보러 갔다. 너무 오래 된 기억이라 가물가물하지만 필답형에서는 웜기어와 스프로킷 관련된 문제가 출제되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웜기어의 경우 다른 기어와 달리 그 내용이 이질적이라 이해 과정에서 조금 시간이 걸렸는데 이를 완벽히 대비한 것에 대해 나름대로 만족을 느꼈다. 작업형은 이번에도 치공구 문제를 경험했다. 내가 개인용 노트북이 아닌 시험장에서 Autocad와 Inventor를 활용하는 탓에 기능에 차이가 있어 어려움을 겪었다. 집에서는 22 버전을 사용했지만 시험장은 19 버전이었기 때문에 이런 차이가 있지 않았나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부분을 완성한 상태로 시험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74점이라는 이전 대비 20점 정도 향상된 결과로 일반기계기사 자격증을 취득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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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취업의 필요조건, 어학자격증

 

또 다른 자격증을 위해 공부를 해나가야 했다. 바로 취업의 필요조건이라 불리는 어학자격증을 취득해야 했다. 기존에 나는 대학교 2학년 때 응시한 Toeic 점수 885점이 있었는데 기간이 만료되어 가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토익을 다시 시험 보는 것에 대해 망설임이 들었다. 채용 공고를 자주 확인해 보았는데 점점 기업에서 요구하는 어학 역량이 문해력과 리스닝이 아닌 스피킹의 영역으로 바뀌어 가고 있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취업의 전 과정에서 활용도 할 겸 Toeic Speaking을 응시할 계획을 세웠다.

 

많은 스피킹 테스트 중 토익스피킹을 고른 이유는 단순했다. Opic의 경우 그 때 당시 내가 오랜 시간을 혼자서 영어로 떠들 자신이 없었기 때문에 제외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단기간에 따기 위한 목적으로는 토익스피킹이 적합하다는 외부 정보들 역시 이런 결정에 영향을 끼쳤다. 결정적으로 내가 국방로봇프로젝트를 수행할 당시 주말에 종로 YBM에서 1달 정도 강의를 수강했던 만큼 시험이 익숙하다는 장점이 있었다.

 

실제 응시한 Toeic Speaking 성적

 

하지만 새로운 시험을 준비하고 도전하는 것을 차일피일 미뤘었다. 왜냐하면 학생에게 비싼 응시료로 인해 보다 준비가 철저히 되었을 때 응시하는 게 맞다고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막연한 생각을 멈추고 직접적으로 행동에 옮기게 한 2가지 계기가 있었다. 첫째, 현대자동차의 Nextgen 인턴에 도전하기 위해서였다. 다른 기업과 달리 현대자동차는 어학 성적에서 Speaking을 필수로 요구한 만큼 지원을 위해서는 이를 취득해야 했다. 둘째 영어 면접에서 내가 어버버거린 것이 화가 났기 때문이다. 기업 인턴 지원과정에서 운이 좋게 서류를 통과해 다음 전형인 영어 면접에 참여하게 되었다. 하지만 몇몇 부분에서 아무 말도 못 하고 Umm... 이러고 있는 나 자신에게 화가 났다.

 

그래서 시험을 도전했다. 약간 홧김에 도전한 탓도 있기에 면접이 끝난 그 주의 주말에 2개의 시험을 잡았다. 토익스피킹을 공부할 때 특정 템플릿을 만들어 외우려는 노력보다는 주어진 상황에 대해 bla~하면서 설명하는 방식으로 이를 대비했다. 그렇기 때문에 사진을 설명하거나 혹은 특정 주제에 대해 계속 말해야 하는 Part 2와 Part 5를 집중적으로 공부했다. 아무래도 이런 방식이 암기가 아닌 실제 말하는 능력을 점차 중요시 여기는 방향으로 변화하는 토익스피킹의 의도와도 일치했기에 실제 시험에서도 나쁘지 않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2번의 시험을 봤다. 첫 시험은 혜화의 대학로 시험장에서, 두 번째 시험은 종로 YBM의 지하에서 봤다. 개인적으로는 종로 YBM에서 진행하는 것 대비 혜화가 사람이 더 적고 여유로운 분위기였기에 더 마음 편하게 시험을 칠 수 있었던 것 같다. 물론 21일 시험이 나에게 익숙한 주제가 나왔기 때문에 말을 좀 더 많이 할 수 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 어쨌든 위에서 언급한 2가지 목적을 위해 본 어학 테스트에서 예상보다는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다. 그리고 한 편으로는 10점만 더 올랐으면 Lv.7 160점을 기록할 수 있었을텐데라는 아쉬움을 느끼기도 했다. 그리고 이 때까지 내 맘에 드는 공모전이 전혀 진행되고 있지 않았기에 나는 인턴이라는 새로운 영역에 뛰어들게 되었다.

 

 

 

 

- Episode 10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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