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isode 12.  자동차 산업에 대해 깊게 알 수 있었던 인턴 경험

2023. 6. 26. 21:47취뽀를 향해서/취준일기(완)

Episode 12   |   자동차 산업에 대해 깊게 알 수 있었던 인턴 경험

 

 

 

어느덧 시간은 흘러 6월 마지막 날이 되었고, 입사를 목전에 앞둔 상황이었다. 내가 꿈꾸던 자동차 기업에 출근한다는 상상만으로도 기뻤지만, 한편으로 내가 업무를 잘 수행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도 함께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막 취업을 상상하던 21년 1월 기준으로 생각지도 못한 글로벌 기업의 일원으로 근무할 수 있다는 것이 큰 행운으로 생각되었다. 

 

그리고 7 1일 드디어 명동으로 첫 출근을 시작했다. 첫 복장 역시 면접 때와 마찬가지로 정장으로 고정된 상황이기에 누가 봐도 신입 이라는 티가 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온보딩 교육 예정 시간은 오전 9시였는데 나는 조금 서두른 탓에 8 30분쯤 도착했던 것으로 기다렸다. 1층 로비에서 기다리며 서서히 정장 행렬이 늘어났고 거의 모두가 도착한 시점 HR매니저님이 내려오면서 진짜 입사가 시작되었다.

 

 

 

 

 

1. 입사 첫날, 순식간에 지나간 온보딩 교육

 

본사 1층에 전시되어 있었던 The New All Electric MINI
본사 1층에 전시되어 있었던 The New All Electric MINI

 

근로계약서와 각종 서류 작성을 하며 입사 교육을 듣게 되었다. BMW Korea의 현재 현황, 판매량, 그룹 구성 및 NSC KR의 조직구조의 대한 내용을 알 수 있었다. 이후 복장 TPO 및 사내 승차 상황에서의 대처법과 같은 기초적인 비즈니스 매너에 대해 학습했다. 마지막으로 IT 부서를 통해 개인용 노트북을 수령하고 오피스 프로그램 설치, VPN을 활용해 재택 근무를 수행하는 방법 등에 대해 알아갔다.

 

대략 3시간 정도의 교육이 마무리 된 이후 바로 현업 부서로 배치될 시간이었다. 짧은 교육에 내심 당황하기도 했지만, 역시 외국계 기업이라 바로 현업으로 배치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점점 동기들이 하나 둘 사라졌고, 마침내 내 차례가 되었다. 다행히 나는 교육이 진행된 11F에서 멀지 않은 곳에 부서가 있어 금방 이동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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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기술지원팀과 대관팀업무에 대해 알아가다

 

점심을 먹거나 카페를 이용하기 위해 자주 오고갔던 회사 앞 거리
점심을 먹거나 카페를 이용하기 위해 자주 오고 갔던 회사 앞 거리

 

부서에 배치된 이후 매니저님들과의 점심 식사를 한 이후 부서 업무 및 담당 역할에 대한 소개를 들었다. 인턴 최종면접 시 내가 할 업무에 대해 대략적으로 여쭤보기는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해가 되지 않던 것은 사실이었다다행히 업무 소개를 통해 내가 앞으로 할 일들의 의미와 필요성에 대해 알아갈 수 있어 좋았다.

 

이 시간을 통해 기술지원과 대관이라는 업무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었다. 먼저 나는 기술지원이라는 것이 단순히 필드에서 발생한 이상 중 해결 불가능한 문제에 대한 자문을 하는 업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소개를 들은 이후 본사 혹은 Apac에서 설정하는 프로젝트를 현지에서 roll out하는 역할을 하고 고객 불편함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기 위해 딜러와 워크샵을 관리하는 업무를 수행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대관팀 업무 역시 마찬가지였다. 기존의 나는 차량에 대한 대여를 관리하는 것이 대관팀의 주요 업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대관팀의 업무는 내 생각과 매우 다른 영역이었다. 정부기관, 그 중에서도 차량의 판매 혹은 기술과 직결된 정부 기관과 의사소통하는 업무가 대관팀의 주요 업무라는 것을 배워갈 수 있었다. 이 시간을 통해 나는 업무를 막중함과 책임함을 느낄 수 있었고 앞으로 이를 항상 유념해 업무를 수행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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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한 달간의 업무 적응기

 

점심 식사를 마치고 나오는 와중 보였던 서울 N타워
점심 식사를 마치고 나오는 와중 보였던 서울 N타워

 

업무를 소개받은 이후 1달간 부서 업무에 익숙해지려 많은 노력을 했다. 물론 6개월 체험형이라는 전제 조건이 있지만, 내 생각에는 나의 노력과 성과에 비해 많은 돈을 받고 있는 만큼 그에 상응하는 무언가를 회사에 기여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앞선 업무 설명에서 알게 된 업무의 막중함을 이해하고 있기에 일에 대해서는 좀 더 진지하게 다가가고자 했다.

 

가장 많은 어려움을 겪었던 업무는 SAP을 활용한 PO(Purchasing Order) 처리였다. MS Excel은 이전에 행정병으로 근무하며 종종 프로그램을 사용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차질 없이 업무를 수행할 수 있었다. 그리고 PPT 작업의 경우 대학교 4년 내내 직접 PPT를 담당했던 만큼 기존 문서의 디자인 수정부터 편집, 신규 문서의 기획과 같은 모든 부분을 막힘없이 해낼 수 있었다. 하지만 전혀 사용해보지 못한 프로그램인 SAP에 적응하는 데 있어 많은 시간이 걸렸다.

 

프로그램을 익히는 과정에서 잦은 실수를 범하기도 했고, 혹은 이전 처리 과정의 문제가 발견되어 구매팀과 연락을 하게 되는 상황도 발생했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BMW Korea라는 기업이 어떤 프로세스로 구매 절차를 진행하는지에 대해 알게 되었고, 금액 혹은 물건 종류에 따라 상이한 구매 절차를 알게 되었기 때문에 2달 간의 고생 이후에는 일을 잘 해낼 수 있는 수준까지 다다를 수 있었다.

 

앞서 말한 회사에 기여해야 한다는 것에 기인한 개인적인 노력 역시 함께했다. 먼저 기존에 직접 확인하는 프로세스를 조금 더 간소화 할 수 있도록 EXCEL 내부에 VBA를 활용해 편리함을 높였다. 물론 VBA에 활용되는 basic 언어를 상세히 알던 것은 아니기 때문에 매크로 기록을 통해 간편함을 높일 수 있었다. Python을 활용한 자동화 수준 향상 역시 함께 꾀했다. 정부기관에 많은 차량을 등록해야 하는 과정에서 Selenium 모듈을 활용해 서버 다운 시간 내 일을 마무리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구상해 업무 시간을 확실히 단축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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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영어 영어 그리고 또 영어

 

명동 4거리가 내려다보이는 오피스 뷰는 정말 최고였다
명동 사거리가 내려다보이는 오피스 뷰는 정말 최고였다

 

인턴 생활을 하며 가장 큰 변화는 나도 모르는 사이에 영어에 익숙해지고 있다는 것이었다. 물론 기존에 팝송을 많이 듣는 탓에 리스닝에는 자신이 있었지만, 말하기 혹은 쓰기와 같이 내가 표현을 하는 부분에는 많은 어려움을 느끼고 있었다. 하지만 본사(AG)와의 커뮤니케이션을 돕는 과정에서 일부 문건을 번역하거나 혹은 외국인 상사분과 함께 식사를 하러 가는 상황속에서 보다 영어에 친숙해질 수 있었다. 그리고 이런 환경이 조성되다보니, 나 역시도 영어에 대한 거부감을 떨칠 수 있었다.

 

영어에 익숙해진 이후 부서 매니저님께서 알려준 소스를 활용해 개인적인 학습을 병행했다. 가장 좋았던 점은 우리 팀이 기술자료에 접근이 가능했기 때문에 부족했던 차량 지식을 보충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예전에 자동차 공학 기술을 공부하기 위해 서적을 탐구했던 적이 있었는데 최신 차량에 대한 내용이 많이 미흡했기에 아쉬웠었다. 하지만, 본사 자료를 통해 최근 출시된 혹은 출시 예정 상태인 차량에 대한 정보를 알아가고, 거기에 적용된 기술을 파악할 수 있어 자동차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었다.

 

물론 이거 말고도 본사 내부 커뮤니티를 활용한 시장 동향도 가끔 둘러봤다. 나는 차량을 분석하는 방법에 대해 모르지만 전문가들이 차량의 구조 혹은 인포테인먼트 등에 대해 평가한 항목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세계 각지에서 열리는 박람회에 참여하며 경쟁사를 분석한 자료를 둘러봄으로써 자동차 기업에서 경쟁사를 대하는 방법을 파악할 수 있었다. 

 

인턴이라는 포지션이 정규직과 같이 많은 정보를 알아가기에는 분명 한계가 있다. 업무 Scope의 제한이 있고 일의 History를 알지 못하기 때문에 배경과 시행 이유에 대한 기초적인 이해가 없을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산업의 분위기를 알아가고 현업이 굴러가는 방식을 적극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취업에 있어서 인턴 과정은 좋은 자양분으로 작용하는 것 같다. 이런 이유로 많은 기업에서 채용 시 인턴 경험이 있는 지원자를 조금이나마 더 우대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특히 개인의 노력 여하에 따라 산업 혹은 기술의 최신 트렌드를 파악하고 업무를 간접적으로 접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인턴경험인만큼 이 글을 읽는 모든분께서 해당 경험을 통해 책에서 얻을 수 없는 살아있는 지식들을 얻기를 바란다.

 

 

 

 

- Episode 12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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