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브랜드 최초 픽업 모델 타스만은 왜 북미를 겨냥하지 않았을까?

2024. 4. 18. 22:03Mobility +/New Model

기아 브랜드 최초의 픽업 모델 타스만은 왜 북미를 겨냥하지 않았을까?

 

 

일주일 전 기아의 공식 유튜브에서 공개된 한 영상은 국내 고객들에게 큰 화제였습니다. 소문만 무성하던 기아의 픽업 모델 이름이 정식으로 공개되었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모델 라인업이 추가된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였을 것 같습니다. 국내가 세단과 SUV로 양분되는 시장이기는 하지만, 픽업을 사랑하는 고객들도 존재합니다. 하지만 국내에서 픽업을 판매하는 브랜드는 KGM이 유일하기 때문에 선택지가 없었던 것이 문제였는데요. 새로운 선택지가 추가된다는 것에서 두근거림을 느낀 사람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더 기아 타스만은 호주 최남단에 위치한 타스마니아 섬과 타스만 섬에서 유래한 이름으로, 차량을 통해 일과 삶 어디서든 새로운 도전과 영감을 불러올 수 있는 것을 목표했다고 합니다. 오프로드와 일상을 병행할 수 있는 차량을 만들겠다는 것이죠. HMG저널의 보도 자료에 따르면 더 기아 타스만은 국내, 호주, 아중동 시장을 타깃해 만들어진 모델이라고 합니다. 다양한 여가 활동 인구가 늘어나고 있는 국내, 픽업 트럭에 관심을 가진 호주, 그리고 오프로드 환경이 다수를 이루는 중동 권역에 모델이 적합하다는 판단을 내렸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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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업의 대명사, 북미 시장을 강조하지 않았다

 

타스만의 보도 자료를 보신 분들 중 의아하신 분들이 계실 것 같습니다. 픽업 트럭이 사랑받는 대표 시장인 북미에 대한 언급이 없다는 것인데요. 미국은 중국, 유럽과 더불어 세계 자동차 3대 시장에 손꼽히는 거대한 차량 수요를 가지고 있는 지역이기 때문이죠. 여기에 더해, 보통 북미뿐만 아니라 라틴아메리카 역시 픽업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만큼 기존 그룹의 북미 공장을 활용한다면 배송 비용도 줄이고, 고객 타깃도 할 수 있다는 장점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상해보이기까지 합니다.

 

기아가 이런 선택을 내린 데에는 타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입니다. 일반적인 자동차가 그러하듯, 픽업트럭 역시 하나의 헤리티지를 가지고 있는 모델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장기간 애용한 브랜드를 신뢰하듯, 픽업트럭 역시 운전자들이 그들의 차량을 신뢰하고 애용하는 경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포드가 전동화라는 새로운 변화를 추구했음에도 불구하고, 고객들이 F-150 라이트닝을 신뢰하고 구매할 수 있었던 것이죠. 여기에 더해 고객과 호흡하며 그들을 이해하는 전통 픽업트럭 브랜드와 달리 신생브랜드는 직접적으로 이런 요소를 체감할 수 없기 때문에 고객을 이해할 수 없다는 점도 어려움으로 작용했을겁니다.

 

물론 큰 시장에 진입해 넓은 파이 내에서 지분을 확대하는 것이 틀린 전략은 아닐 겁니다. 하지만 북미에는 이미 그런 전략을 바탕으로 접근한 기업들이 많습니다. 토요타, 닛산, 혼다와 같은 일본기업 그리고 동일 그룹사의 산타크루즈까지 북미의 픽업트럭 시장은 포화라고 봐도 무방한 상황입니다. 여기에 더해 최근 미래지향적 이미지를 바탕으로 고객들의 시각을 끌고 있는 테슬라 사이버트럭까지 고려한다면 이미 과열상태라 판단할 수 있습니다. 아마 그룹 내부적으로는 현대자동차의 산타크루즈 판매 데이터를 통해 출혈이 더 클 수도 있다는 점을 고려해 다른 시장의 판매를 계획한 것이라 유추해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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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트(Ute)가 말하는 호주의 픽업트럭 사랑

 

호주에는 유트(Ute)라는 말이 존재합니다. 유트는 픽업트럭을 지칭하는 단어로, 호주 사람들이 픽업트럭에 많은 애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단어죠. 그래서일까요. 호주의 자동차 시장 분석 결과를 보면 픽업트럭의 성장률을 높게 보고 있습니다. 수익이 연 평균(CAGR) 8.39%를 기록할 것이라 분석했습니다. Statista의 통계 자료를 분석해보면 코로나 시기를 맞이하며 급격하게 픽업의 점유율이 감소했지만 다시금 유트의 점유율이 상승세를 맞이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북미 시장과는 다르게 일본 OEM인 닛산과 토요타의 강세가 있다는 점 역시 인상적이었습니다.

 

호주가 픽업트럭에 대한 많은 선호도를 보이는 이유가 뭘까요? 이는 미국의 픽업 시장 선호와 유사하다고 생각됩니다. 미국의 대도심을 제외한다면, 픽업트럭만큼 유용성을 보이는 차량을 찾기 힘듭니다. 보통 차량에 비해 넓은 적재 공간, 일반 화물 트럭에 비해서 나은 승차감이라는 2가지 장점이 다른 차량에 비해 훨씬 강하기 때문이죠. 여기에 더해 넓은 대륙을 가진 국가일수록 아웃도어 위주의 취미가 발달하기 때문에 픽업트럭을 활용할 여지가 많다는 점 역시 그 이유가 될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즉 시드니와 같은 대도심을 제외한 교외 지역에서 픽업이 주로 사랑받는다라고 해석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23년 9월 Carsguide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호주인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트림은 중형 SUV와 UTE로 밝혀졌습니다. 2개 모델을 합할 때 전체 차량 판매량의 40%를 차지할 정도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죠. 기사에서 유트가 인기 있는 이유로는 단순 사용성 목적이 아닌 세금 감면 및 아웃도어 라이프 때문이라 분석하고 있었습니다. 과거처럼 진흙 오프로드에서 화물을 수송하는 것이 아닌 견고한 외관을 바탕으로 산악 자전거, 서핑보드와 같은 아웃도어 라이프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이 픽업트럭의 구매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것이죠. 이런 이유로 기아의 신형 픽업인 더 기아 타스만이 호주 시장을 강조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라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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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기아 타스만은 호주에서 경쟁 모델에 비해 어떤 장점을 가져올 수 있을까?

기아 픽업 타스만 예상도 / 사진출처 : trucksales
기아 픽업 타스만 예상도 / 사진출처 :  trucksales

 

 

일단 더 기아 타스만이 호주 시장을 선택했기 때문에 약점을 가진 헤리티지를 보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쨌던 호주 사용자 입장에서는 전부 수입산 브랜드기 때문에, 브랜드 국적과 상관 없이 합리적인 선택을 내릴 수 있기 때문이죠. 이런 이유로 픽업에서 가장 오래 된 헤리티지를 가진 포드보다 토요타의 강세가 호주에서 지속될 수 있었다고 생각됩니다. 더 기아 타스만의 잠재적 경쟁자는 미국에서 그러했듯 토요타와 닛산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해당 차량들에 비해 특장점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더 기아 타스만의 가장 큰 장점은 현재 기아의 강점으로 언급되는 차량의 외관 디자인과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기아 EV9뿐만 아니라 다수의 차량이 디자인으로 호평을 받고 있는만큼 차량의 구매에 큰 영향을 끼치는 디자인에서 강점을 가질 것이 예상됩니다. 더욱이, 호주의 자동차 리뷰에서 기아의 대부분 차량이 멋지고 사용하기 쉬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강점으로 언급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최신 디지털 기술을 적용해 이런 이미지를 강조한다면 타 브랜드와 구별되는 특장점을 가져갈 수 있을 것이라 보입니다.

 

호주에서 판매되고 있는 포드의 F-150 라이트닝, 이스즈의 D-Max, 토요타 하이럭스의 장단점을 찾아보았습니다. 픽업트럭의 강점으로 좋은 엔진의 성능과 안전 성능, 실용적인 내부 인테리어 공간이 언급되었지만 단점으로는 가격과 ADAS 지원 부족 등이 언급되었습니다. 이런 측면을 고려해 더 기아 타스만이 생산된다면 충분히 파이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특히 픽업트럭의 강점이 기존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가지고 있는 강점과 교집합을 이루는 부분이 많기에, 유리한 부분이 많다고 생각됩니다.

 

물론 이런 성능을 가졌다고 더 기아 타스만이 성공할 것이라 보장할 수는 없습니다. 제품이 판매되기 이전까지 고객을 정확히 예측한다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이죠. 그리고 지금의 스테디셀러 모델을 기반으로 타 경쟁사 역시 부족한 부분에 대한 보완을 진행할 것이기 때문에 장점이 단점이 되는 순간도 올 것입니다. 그렇지만 현재 기아의 브랜드 위치와 시장 적응력을 고려한다면, 그래도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을 것이라 예상됩니다. 포스팅을 작성하면서 호주의 자동차 시장 트렌드와 고객 리뷰를 살펴본 것이 저에게도 개인적으로 신선한 경험이었던 것 같네요. 25년 정식 출시되는 기아의 더 기아 타스만이 어떤 모습일지 기대해보며 글을 마칩니다.

 

 

 

 

 

참고 문헌 및 자료

 

[1] 기아, 브랜드 첫 픽업 차명 '더 기아 타스만' 공개  |  HMG저널

https://www.hyundai.co.kr/news/CONT0000000000145375

[2] Pickup Trucks-Australia  |  Statista

https://www.statista.com/outlook/mmo/passenger-cars/pickup-trucks/australia

[3] Drive.com.au

https://www.drive.com.au/

[4] Australia is flooded with utes, and the solution is more utes...  |  Carsguide.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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